임기 종료 직전 深夜의 ‘정구정 사람들’…“그들은 끝내 건드려서는 안될 '뇌관'을 건드렸다'

임기 종료 직전 深夜의 ‘정구정 사람들’… “그들은 끝내 건드려서는 안될 '뇌관'을 건드렸다": 선거규정 입맛대로 적용-조용근 후보에 ‘자격박탈’
성난 세무사업계 격랑 속으로…; 2015.06.29 11:58 입력 | 2015.06.29 12:11 수정

조세신문

예견은 했지만 설마 했다. 최소한의 양식과 사리분별력을 믿었다. 하지만 그들의 오만과 만용은 임기종료까지 거침이 없었다. 업계파장을 조금이나마 감안했다면 이런 결론은 안냈을 것이다. 그들에겐 세무사회도, 회원도 안중에 없었다. 
 
대전지역을 끝으로 제29대 세무사회장 선거 레이스가 막을 내린 26일 심야(深夜)-, 11시를 넘긴 야심한 밤에 한국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조용근 회장 후보의 후보자격 박탈이라는 충격적인 결정을 전격 처리했다. 
 
조 후보의 선대본부 개소식 안내 팩스 발송과, 백운찬 후보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대외에 유포(모 조세전문지로부터 고문료를 받았다는 내용)한 행위가 선거관리규정에 위배된다하여 자격박탈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는 세무사회 창설 53년 이래 초유의 사건이다. 
 
물론 공정선거 유지를 위해 회칙과 관련 규정 적용을 엄격히 행사하는 것에 나무랄 일은 못된다. 다만 이 규정을 적용하는 ‘잣대’가 공정치 못하고 편파적이었다면, 이 규정 운영자들이 되레 벌을 받아야 마땅했다. 회장 선거를 둘러싼 그동안의 과정을 살펴보면, 선거관리규정과 관련, 더 불편할 수 있는 후보가 있다. 
 
백운찬 후보의 경우, 정구정 집행부로부터 상당기간 차량 편의를 제공받았으며 여기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됐다. 임원선거에 ‘페어플레이’를 감시해야 할 집행부가 앞장서서 물을 흐려댄 것이다. 백 후보 입장에서는 부당한 금전적 지원을 받았으며, 집행부 역시 회원들의 피와 땀으로 조성된 ‘회 예산’을 사적(私的)인 용도로 유용한거나 진배없다. 
 
정구정 회장은 대전세무사회 총회자리에서 백 후보에게 차량을 내준 것은 사실이라며 "이것이 뭐가 문제가 되는가. 이익단체이기 때문에 회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백운찬씨는 현재 세무사회 고문이기 에 앞서, 선거전에 뛰어든 세무사 회장 후보 중 한명이다. 소가 웃을 얘기를, 그것도 수백 명 회원 앞에서 한 것이다. 그러니 회원을 농간한다는 소리를 듣고도 남는다.
 
마치 백 후보가 ‘세제실장’ 시절, 세무사회에 베풀었던 은덕에 보답이라도 하듯 분수없는 행동을 했다. 여기에 선관위는 한쪽 눈을 감고 특정후보에게만 ‘레드카드’를 꺼낸 셈이 됐다.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피의자인가.
 
그런데도 선관위 관계자들은 “향후 세무사계의 공정한 선거 분위기 정착에 초석을 놓는다는 각오로 엄한 결정을 내렸다”는 자평의 소리가 들린다. 무엇이 ‘감초’고 어느 것이 ‘검불’인지 분간을 못한 모양이다. 정작 규제를 받아야 할 대상은 이들인데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지금 세무사계에는 조용근 후보 자격박탈 소식에 걷잡을 수 없는 돌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정구정 사람들의 오만한 태도에 대부분의 회원들이 공분을 하고 있다. 작금의 상황으로 보면, 그 어느 누구가 회장이 되어도 정상적인 회 운영은 물 건너 간 것 같다. 
 
다수의 회원 층들은 집행부가 '치외법권'처럼 여기는 ‘회칙’을 떠나 ‘대한민국 법률’에 의해 반드시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어느 회원은 삭발을 하고 거리에 나가 비뚤어진 세무사회 상(像)을 고발하겠다고 울분을 토하고 있다. 중진회원 층들은 53년 세무사회 역사의 통곡소리가 들린다고 개탄하고 있다. 심정적인 표현으로 보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험악하고 앞길이 불길하다. 
 
정구정 집행부는 왜 임기마지막에 이런 결론을 내려 세무사업계를 벼랑으로 모는 것일까. 나무는 보고 숲은 못 보는 우를 범한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계산이 있는 것인가, 다수의 회원은 물론 세정가 사람들까지 의아해 하고 있다. 
 
하지만 “건드려서는 아니 될 ’뇌관‘을 겁 없이 건드렸다”는 것이 세정가의 정론이다. 그 누군가, 혹독한 심판대에 오르는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은 오늘이다. 사필귀정이요, 정의필승이라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