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칼럼] 세무-회계업계 두 首長의 상반된 행보

[조세칼럼] 세무-회계업계 두 首長의 상반된 행보: 沈載亨/ 本紙會長; 2014.02.11 09:20 입력 | 2014.02.11 09:21 수정

심재형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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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쪽에선 회원 業權 보호에 올인
                ‘잘못된 규제’…손톱 밑 가시 빼줘 
                다른 한쪽은 內治보다 외치(?)몰두
                首長 책무는 ‘회원 권익’ 보호인데…

 
조용하면서도 스펙트럼한 행보가 눈길을 끈다. 취임 1년 6개월여,― 그가 일궈 놓은 다대한 업적에 회원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건만 자신은 정작 그 공을 회원들에게 돌리고 있다. 모든 회원들이 힘을 모아준 결실이라며 애써 몸을 낮추고 있다. 전형적인 외유내강(外柔內剛) 형이다. 
 
그러자니 주변 사회에서의 그의 인품은 늘 평가절상(?)이다. 다름 아닌 한국공인회계사회 강성원 회장 얘기다. 그는 2012년 6월, 회계사회장에 취임하자마자 제2도약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설계했다. 향후 해결해 나가야 할 현안 중 완급을 가려 ‘선택과 집중’으로 업무를 추진해 나갔다. 핵심 키워드는 회원들의 업권(業權)을 침해하는 ‘비정상적’인 제도나 관행을 ‘정상’으로 돌려놓자는 것.- 
 
목표설정이 합리적이고 안건 또한 이치에 맞다 보니 관계당국과의 대화도 진지했다. 이제까지 동 업계를 힘들게 했던 손톱 밑 가시가 하나 둘씩 뽑혀 나갔다. 그 대표적인 예가 감사인 손해배상책임제도의 개선이다. 종전 연대책임제를 비례책임제로 바꿔 놓음으로서 회계업계의 오랜 숙원을 풀어놨다. 회계업계는 “그동안 부실감사 여부와 관계없이 연대책임을 져 왔던 불합리한 제도가 고쳐졌다"며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이에 대해 그는, 회장 뿐 아니라 1만8천여 공인회계사 회원의 단합된 힘과 역량이 모아진 결과라고 겸손을 표했다. 그는 올해 회계 투명성 확보와 감사품질을 높이기 위해 ‘비정상적’인 회계감사 보수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감사보수 제값 받기를 반드시 이룩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헌데 그의 감사보수 현실화 논리가 꽤나 설득력이 있다. 2011년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어 회계감사는 더욱 까다롭고 엄격해져 시간투입이 많이 필요한 형편인데 반해 감사보수는 몇 년째 제자리에 맴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사보수를 높인 다기 보다 ‘비정상적’인 회계감사 보수를 이제야 ‘정상’으로 돌려놓는다는 관점에서 이를 받아들여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회계사회는 더 나아가 공인회계사가 회계․ 감사․ 기업진단․ 경영자문 등 종합 서비스 제공 외에도 세금문제 해결 등의 ‘세무 전문가’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역점을 기우리고 있다. 세무시장을 겨냥한 공개적인 행보이자, 세무사업계로서는 신경이 쓰일만한 액션이다. 
 
급기야 얼마 전 어느 세무법인 행사장에서 이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회계사들의 세무시장 진출을 막지 못한데 대한 자성론도 제기됐다. 세무법인 관계자는 전체 회계법인 수입금액중 4.500억원 가량이 세무관련 수입액이라고 추정하면서 각종 컨설팅 수입금액까지 포함하면 약 9.000억이라는 세무수입이 회계사들에게 빼앗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이 세무법인에게도 있다는 자성론(自省論)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는 세무사회 집행부를 향한 원망의 메시지로 들렸다. 
 
지금 세무사업계의 기장대리 수임료(거래업체 1개소 당)는 월 평균 10만원 안 밖이다. 1997년 금융위기 이후 거의 변함이 없다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여기에 매년 신규 세무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거래처 쟁탈전이 볼썽사나울 정도다. 필연적으로 수임료 덤핑이 심각수준이다. 모두가 제 닭 잡아먹기 식으로 출혈경쟁을 하고 있다. 
 
이렇듯 무질서한 시장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세무사회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라도 나와야 하건만 이렇다 할 움직임이 안 보인다. 오직 보이는 것은 ‘한국세무사회공익재단’ 재원마련 뿐인 것 같다. 세무사회 공익재단이 목표로 하는 재원규모는 연 120억 원이다. 회원 1인당, 거래처를 상대로 20명의 후원회원을 모집하도록 독려도 하고 있다. 
 
요즘 상임이사회에서도 다른 안건에 앞서 재원 염출방안이 집중 논의되고 있다는 전문이다. 심지어 연간 수입금액 2억원 이상 회원은 1백만원, 1억5천~1억은 50만원, 그 이하는 30만원 등 마치 국세당국의 과세표준을 방불케 하는 재원 갹출방안이 상정되고 있다는 뒷얘기다. 지난 부가세신고 때는 부가세신고 대상자인 고객에게 정기 후원회원 가입을 종용토록 하라는 공한을 회원들에게 발송한 세무사회다. 
 
신고업무로 일손이 바쁜 회원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불만이 이래서 뛰쳐나온다. 지난해에는 ‘회장 3선’을 둘러싼 법정논쟁으로 한해를 지새웠으며 아직도 그 여진(餘震)이 꺼지지 않고 있는 세무사계다. 그렇다고 사회공헌을 위한 세무사회 공익재단 운영에 토를 달 이유는 없다. 
 
하지만 세무사계가 처한 현실을 감암 할 때, 국외자가 보기에도 앞뒤가 뒤바뀐 감이 없지 않다. 지금 세무사업계는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거래업체 수임료 체불이 심각한 실정이다. 휴․폐업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수임료는 수년째 동결된 상태에서 사무소 직원 인건비는 한해가 멀다하고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세무사무소 운영에 적신호가 켜진지도 오래다. 
 
상황이 이럴 진데, 제 식구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집착하는 공익사업은 아무래도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러기에 적지 않은 회원들은 내치(內治)보다 외치(?)에 몰두하는 회직자들의 행보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모름지기 직능인 단체 수장(首長)의 1차적 책무는 ‘회원 권익보호’에 있다. 또한 이것이 건전한 상식이기도 하다. 작금의 세무사회 수장의 행보가 과연 회원 권익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큰 뜻(?)이 숨겨져 있는 것인지, 그것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