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납득 못할 조직, 이상한 세무사회따로 가는 ‘윤리위원회’ 그들은 누구인가

[이슈]납득 못할 조직, 이상한 세무사회 따로 가는 ‘윤리위원회’ 그들은 누구인가: 전․현직 임원 중징계 회원 분열 부채질
세무사계, "회원 대화합 위한 백 회장의 결단 절실"; 2015.10.24 12:34 입력 | 2015.10.26 10:29 수정

조세신문

"윤리위원회, 전임 집행부 프레임에 갇혀 화합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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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2천여 세무사들이 모인 준 공적단체인 한국세무사회에서 아주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백운찬 집행부가 출범 4개월여를 맞는 현 시점에서도 전임 집행부의 프레임에 갇힌 양, 선거와 관련한 일방적 회원징계가 단행되고 있다.

 
세무사회 윤리위원회는 지난 20일, 올 6월 치러진 세무사회장 선거와 관련해 전직 세무사회장과 현직 지방세무사회장 2명, 세무사고시회장 등 5명에 대해 ‘회원권리정지 1년’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이에 최원두 윤리위원장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징계 대상자들이 회칙규정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오랜 시간 신중한 심리와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려진 고뇌에 찬 결정”이라면서 “윤리위원 전원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봐도 괜찮다고 덧 붙였다.

 
그러나 엄정한 징계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회원 단합이 더 시급하다는 세무사계의 보편적 정서때문인지 이번징계 결과에 대한 회원들 반응은 싸늘하다. 엄격한 잣(尺)대를 들이 댔다고 하지만 ‘나무는 보고 숲은 못 본’ 격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나 지금은 세무사들의 최대 먹거리인 외부세무조정제도가 현행대로 유지되도록 모든 구성원들이 대(對)국회 활동에 힘을 모아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라는 것을 전 회원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음이다.

 
그러기에 징계 소식을 접한 많은 세무사들은 아주 의아스럽게 받아드리고 있다. 회원 대화합을 해도 시원치 않을 만큼 벅찬 과제를 목전에 둔 화급한 상황에서 세무사회가 ‘대분열’의 길로 들어섰다는 자탄의 목소리도 비등하다. 

 
백운찬 회장 당선 이후 4개월여를 관심 있게 지켜본 일부 세무사들은, 전임 집행부가 4년 동안 세무사회를 이끌면서 형성해 놓은 ‘프레임 작동’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백 회장의 홀로서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선관위’가 요청하고 ‘선관위’가 징계?
 

선거가 끝난 지 4개월여 된 시점에서 내려진 이번 회원권리정지 1년의 중징계는 윤리위원회에서 결정되었다. 그러나 거슬러 보면, 실은 선거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선관위가 내린 결정이나 다를 바 없다.

 
왜냐하면 선거관리위원회는 윤리위원회 위원으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난 임원선거에서도 선관위에 윤리위원들이 당연직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올 7월 새로 구성된 윤리위원회 위원 25명 가운데 ‘60%인 15명’이 유임되었다. 나머지 10명의 위원도 전임 집행부의 상임이사 및 위원장 5명을 포함해 윤리위원 대부분이 전임 집행부와 관련된 인사들이다. “윤리위원회는 사실상 전임 집행부가 관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비유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인적구성 속에서 전임 집행부의 선관위(윤리위) 위원들이 징계를 요청했으며 요청한 자신들이 윤리위원회에서 주도적으로 이번 징계를 의결했다. 검사와 판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 것이나 진배가 없다.

 
세무사회 집행부가 교체되었는데도 이들은 아직도 대(代)를 이어 아무 거리낌 없이 권력을 행사 있는 형국이다. 

 
이런 형편이니 이날 윤리위 징계의결 과정에서 회원의 직접선거로 선출된 독립기구의 수장인 윤리위원장은 존재감 자체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이 관장하는 독립기구의 위원들을 자신의 뜻대로 전혀 선임하지 못한 불찰로 인해 초라한 윤리위원장의 위상을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이 이래서 나온다. 영원한 세무사로 남아있을 최 윤리위원장에겐 귀담아 들어야 할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생사 걸린 ‘외부조정 법제화’ 앞두고 대화합 결단 필요
 

징계 요청의 당사자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손으로 중징계 결정을 내린 이번 윤리위원회의 비상식적 의결이 과연 온당하냐는 회원들의 목소리가 비등하다. 심지어 한편의 코미디라는 혹평도 튀어 나온다.

 
규정의 흠결 여부를 떠나 보편적 양식과 상식을 벗어난 듯한 이같은 의사결정에 징계 당사자들이 과연 승복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 고개를 들고 있다. 

 
어느 세무사는 “선관위가 한쪽 선거 당사자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하고 낙선 후보와 그 측근 그룹에 대해서만 중징계 요청을 한 것부터가 형평성 논란을 부를 수 있다”면서 “선거관리의 부당성을 지적한 성명서를 배포했다는 것이 징계 이유라는데, 그렇게 따지면 선거기간 여러 번 회원들에게 호소문을 발송해 선거에 관여한 정구정 전 회장 역시도 징계를 받아야 할 입장이 아니냐”고 되묻고 있다.

 
아무튼 간에 외부세무조정제도의 현행 유지를 위한 법제화 등 세무사업계의 화급한 현안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이번 중징계 결정으로 인한 회원 대분열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또 다른 어느 세무사는 “백운찬 회장이 세무사업계의 사활이 걸린 세무조정 법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일 국회를 찾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변호사와 경영지도사들이 단단히 벼르고 있는 이런 시점에서, 적전(敵前) 분열이 일어나선 결코 안된다”고 주문하고 있다.

 
그는 또 “이런 상황에서 전임 집행부 성향의 사람들로 구성된 윤리위원회가 징계를 강행한 처사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힘들다”면서 ‘갈등과 분열의 암 덩어리는 용광로에 불태우자’고 취임 각오를 밝혔던 백운찬 회장의 결단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물론 이번 윤리위 징계 결정은 최종심이 아니다. 당사자들에게 이의신청 기회 부여와 이사회 통과 등 최종심 까지는 여러 단계가 남아 있다. 하지만 현 이사회 구성원을 들여다 볼 때 회원 단합차원을 고려한 심리를 기대하기에는 무언가 미심쩍은(?) 구석이 적잖다는 게 세무사계의 조심스런 반응이다.

 
세무사업계가 분열로 혼돈의 수렁으로 빠져들 것인가, 아니면 대화합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할 것인가. 참으로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다.

 
백운찬 회장은 세무사업계를 반듯하게 세워줄 것으로 믿은 회원 56%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때문에 백 회장이 어떤 강력한 리더십으로 난국을 돌파하고 회원 대화합을 이뤄낼지, 지금 1만2천여 회원들은 오직 그 만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