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들은 ‘동네 북’인가

세무사들은 ‘동네 북’인가: 송모 여배우 소득탈루에도 애꿎게 누명 써
귀책사유는 타 자격사에 있는데 집행부는 ‘뒷짐만’; 2014.09.03 08:35 입력 | 2014.09.04 08:36 수정

조세신문

회계사에게 세무사 명칭 못 쓰게 한들…
                                국회에 ‘올인’했던 정 회장의 50년 숙원 사업
                               ‘세무사 명칭 일원화’는 상징적 의미…'실익 별무’

 
세무사업계가 잔뜩 화가 나 있다. 또 한 번 ‘동네 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 인사 청문회 때마다 소득세 누락문제로 구설수를 타더니 이번엔 어느 여배우 수입금액 탈루문제로 또 한 차례 덤터기를 쓰고 있다. 방송인 강호동씨 사태에 이은 두 번째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이 세무사에게 의뢰해 잘 모르겠다는 답변으로 모든 것을 세무사들에게 책임사유를 돌린다. 하지만 세무사회 집행부는 이에 대한 변명이나 대꾸 한마디 제대로 못 한 체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세무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세무사 모두의 기본자산이기도 한데 너무나 무신경이다. 신뢰가 훼손되면 업무영역 확대를 위한 회(會) 차원의 추진력도 탄력을 잃게 될텐데 무슨 일에 신경을 빼앗겨서인지 대응이 미지근하다.  
 
특히나 송 모 여배우의 세무대리를 해준 장본인은 세무사가 아닌 회계사로 알려져 세무사계 50년 숙원사업과 관련, 세무사회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히고 있다. 그런만큼 성명서(聲明書)가 아닌, 석명서(釋明書)를 내서라도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할 사안이었다. 그런데 왜 뒷짐을 쥔체 '남의 일'보듯 했는지 그 의중을 헤아리기 어렵다. 
 
세무사회는 50년에 걸쳐 풀지 못한 오랜 숙원이 있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자격자들에게 ‘덤(?)’으로 얹혀줬던 이른바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다. 2011년에야 비로소 그 숙원을 풀었다. 세무사법이 개정되어 공인회계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공짜로 주는 것을 금지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공인회계사들이 사용해 오던 세무사 명칭사용도 자동 금지됐다. 
 
그 때 세무사회장으로 숙원을 푼 인물은 다름 아닌 현(現) 정구정 회장이다. 그는 당시 세무사법 개정을 위해 국회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지금도 술회하고 있다.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국회를 들락날락, 국회의원들에게는 염치없는(?) 사람이라는 낙인까지 찍혔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세무사 역사의 금자탑으로까지 자평하던 ‘50년 숙원사업’의 허(虛)와 실(實)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무대리 일원화’가 아닌 ‘명칭만의 일원화’ 는 상징적 의미외에 실익은 ‘별무’라는 결론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세무사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세무사 명칭 일원화' 성취에 대한 지나친 만족감이 되레 회(會) 운영에  안일함을 불러왔다면서 이젠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어차피 세무사와 공인회계사가 각각의 법에 의해 세무대리 이원화 체제가 굳혀진 이상, 이제는 조세소송대리권 부여 문제와 같은 업권 확장에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원로 세무사 한분은 조세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가 세무사라는 것은 공인된 사실이며 법률이 이를 보장하고 판례가 또한 이를 변호하고 있다면서 세무에 관한 고유영역 확대를 역설하고 있다. 
 
그는 변호사는 조세전문가가 아니므로 세무사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면서 세무사회 집행부가 조세소송대리권 확보를 위해 추진동력을 재 가동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조세에 관한 불복절차로서 조세심판원의 심판청구권 대리권까지 세무사에게 부여돼 있는데 그 다음 심급절차로서의 소송만을 대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논리이냐고 되묻고 있다. 
 
이렇듯 정구정 회장의 조세소송대리권 쟁취를 위한 또 한 번의 ‘국회 올인’ 여부에 세무사계의 관심과 시선이  쏠려 있다. 이래저래 정 회장의 향후 행보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