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稅廳發 ‘세무사 경계령’…“어쩌다 이 지경”세무사계 “납세자 신뢰추락 심각-특단 대책 시급”

國稅廳發 ‘세무사 경계령’…“어쩌다 이 지경” 세무사계 “납세자 신뢰추락 심각-특단 대책 시급”: “본회, 회원 군기잡기 보다는 직무윤리 강화에 치중해야…”; 2015.04.07 12:31 입력 | 2015.04.07 15:39 수정

조세신문

최근 국세청 간부의 성매매 사건에 이어 전ㆍ현 직원 6명의 세무비리 혐의가 드러나는 등 물의가 잇따르자 국세청이 내부조직이 기강잡기에 나섰다. 그런데 그 여파가 세무사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임환수 국세청장은 얼마 전 세종청사에서 전국 지방청장회의를 긴급 소집, 간부들부터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을 주문했다. 그는 특히 최근에 일어난 세무조사 관련, 비리 사건을 언급하면서 여기에는 일부 몰지각한 세무사와의 ‘커넥션’이 있었음을 지적하면서 ‘세무사 경계령’까지 내린 상황이다. 

 
임 청장은 “일부 조사요원들이 저지른 금품수수 등의 탈법행위를 저지른 저변에는 세무사가 존재하고 있는 만큼 접촉조차 하지 말아야 된다”고 강조, 세정 협조자로서 국세당국과의 파트너십에 심각한 균열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획재정부가 최근 성실의무규정을 위반한 세무사들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직무정지'라는 중징계 조치를 내리자 세무사업계 분위기가 자못 심란하다. 기재부는 지난달 27일 '제89차 세무사징계위원회'에서 세무사법을 위반한 21명의 세무사에 대해 과태료 등 징계사항을 의결했다. 

 
징계를 받은 세무사 대다수가 '세무사법 제12조 성실신고의무 규정'을 위반했다. 징계수위는 과태료 100만원의 낮은 수위부터 직무정지 2년에 해당하는 중징계까지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무사업계는 이에 대해 자성의 소리와 함께 ‘세무사회’ 차원의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세청 당국과의 관계 악화는 곧, 납세자에 대한 신뢰추락 등 세무사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국세청 발(發)- ‘세무사 경계령’은 세무사들을 도매금으로 불신하라는 조치는 분명 아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드리는 납세권(圈)은 광의의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는 것이다. 

 
세무사계 중진들은 작금의 상황발생 요인을 여러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첫째, 국세당국과의 소원한 관계를 꼽고 있다. 개업 세무사들이 1만 1천여 명을 상회하는 현실에서 세무비리 빌미 제공자를 싹부터 없애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때론 경찰공무원 가운데도 범법자가 발생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세무사회 집행부 스스로가 오직 ‘국회’만을 의식해 온 나머지 국세당국과의 파트너십에 너무 소홀해 왔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실은 관계부처를 거치지 않고 국회를 상대로 얻어낼 수 있는 사안은 대부분 ‘디테일’한 것이 대부분이다. 평소 관계부처와 원만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던들, 국세당국의 일방적 ‘세무사 경계령’ 발동은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사전에 세무사회 임원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세무비리’ 차단을 위한 협력방안을 조용히 모색할 수 있는 대화의 채널을 공고히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평소 국회 위주의 편향된 대외활동이 되레 부담 없는(?) ‘세무사회’로 각인시키는 데 일조를 했다는 풀이도 나온다. 결론적으로 소탐대실(小貪大失)했다는 평가다. 
 
세무사계는 국세청 당국과 납세자 사이에 처량한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며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느냐”면서 본회를 향한 원망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무사계의 일부 층에서는 그동안 회원 징계 문제와 관련, 세무사회의 운영방향에 아쉬운 측면이 적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회원들의 성실의무규정 위반 등 직무윤리 측면보다는 다른 각도(?)에서 회원 징계를 강화해 온 측면이 강했다는 얘기다. 회원 군기잡기에 치중한 나머지, 정작 중요시해야 할 직무윤리 측면을 소홀히 했다는 따끔한 충고의 소리다.

 
최근 본회(세무사회)가 거론하고 있는 중부지방세무사회 전임 회장이나 서울의 지역세무사회장에 대한 징계 문제도 내부 결속력만 약화시킬 뿐 업계 발전에 아무런 득(得)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동 업계 돌아가는 바깥 상황에는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은 집행부의 특이한 운영 스타일에도 변화가 있기를 촉구하고 있다. 세무사회가 뜻하지 않는 역풍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세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